언론인 구정민[독자기고=뉴전북]
“요즘 뉴스는 유튜브로 봐요.”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30대 직장인의 말이다. 그는 정치·경제 이슈를 짧은 요약 영상으로 훑는다. 댓글 반응을 통해 여론의 분위기를 살핀다. 긴 기사를 끝까지 읽는 일은 예전보다 줄었다고 했다. “시간이 부족해서”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우리는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라,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뉴스 소비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플랫폼은 이용자의 체류 시간과 반응을 기준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을 강하게 자극하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더 눈에 띄는 위치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이 이용자의 정보 경험을 점점 개인화한다고 지적한다. 사용자가 자주 소비하는 유형의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다양한 관점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극적인 표현이나 확신을 강조하는 정보는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디지털 환경이 사고 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짧고 즉각적인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깊이 있는 독서나 숙고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긴 글을 읽기 어려워졌다는 호소, 제목 중심 소비가 늘어났다는 현상은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또 다른 과제를 던진다. 생성형 AI와 딥페이크 기술은 정보의 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용 방식이다.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습관 속에서도 한 번 더 확인하고, 다른 관점을 찾아보고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태도가 중요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디지털 디톡스’라고 부른다. 기기를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니라, 알림을 줄이고 일정 시간 화면에서 벗어나는 등 사용의 균형을 회복하자는 취지다. 책을 읽거나 걷는 활동처럼 비교적 느린 사고를 요구하는 행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AI 시대에 경쟁력은 단순한 정보량이 아닐지 모른다.다양한 정보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판단력, 즉 멈추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더 볼 것인가보다,어떻게 더 신중하게 판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